• [인터뷰] 이터널 클래시, 제군들이여! 승리를 위해 전진하라

    2015-12-30


[출처] 헝그리앱 / 정동진 기자 / 201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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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스타 2015를 통해 대중들에게 선을 보였던 벌키트리의 전략 디펜스 이터널 클래시가 전진을 시작했다. 정식 출시는 12월 31일이지만, 서버 안정성 테스트를 위한 프리 오픈 버전이 30일에 전격 공개됐다.

참고로 프리 오픈 버전은 서버 안정성을 위한 긴급 점검이 예상되어 있지만, 데이터 초기화가 없는 정식 버전과 다를 바 없어 먼저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전에 사전 오픈에 맞춰 벌키트리를 방문, 김세권 대표와 박민철 디렉터, 태원준 아트 디렉터를 만나 이터널 클래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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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다른 게임보다 개발 기간이 길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6년 전에 이터널 클래시라는 도메인을 선점했지만, 그 때부터 개발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실상 회사를 창업한 2012년 11월 29일부터 개발을 시작,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처음에는 혼자서 시작했지만, 이후에 태원준 상무가 합류하고, 1년도 되지 않아 박민철 이사가 합류하면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현재 이터널 클래시는 벌키트리 식구 40명 중에서 30명이 참여,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개발이 길어진 것은 출시했을 때 임팩트를 주기 위함이다. 게임을 개발하면서 출시는 단 한 번만 주어진다. 이러한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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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도 중요하다. 혹시 장르의 한계를 직감한 것인가?
이터널 클래시가 추구하는 장르는 전략 디펜스다. 디펜스는 과거 오픈 마켓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장르지만, 다른 장르에 비해 수익성이 약하다. 그 이유는 디펜스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디펜스 장르는 PC에서 특정 게임의 유즈맵으로 접했고, 스마트 폰은 유료 구매율이 높았던 장르였다. 그래서 인앱 결제를 제대로 설계하지 못한다면 기존 디펜스 매니아와 신규 유저 사이에서 냉혹한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위험성을 알고 있었기에 기획 단계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정리, 조금씩 정리했다.

상대적으로 모바일 RPG는 출시와 동시에 폭발하는 것과 비슷한 상승 효과가 있지만, 디펜스는 아니다. 관점에 따라 상품이 아니라 게임의 순수함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면 그저 그런 게임으로 인식한다.

이전에 등장했던 동종 유사 장르의 게임과 비교했을 때 이터널 클래시도 시련과 성장통은 분명히 찾아온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서 극복하는 게임과 극복하지 못하는 게임으로 나뉜다. 

이터널 클래시는 극복하는 게임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개발 기간이 길어진 것은 남들에 비해 약점이지만, 그만큼 철저한 준비를 했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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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준비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는가?
그저 신규 클래스와 캐릭터로 통하는 일반적인 콘텐츠를 추가하는 업데이트가 아니다. 우리가 준비한 것은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는 전장을 제공한 것이 전부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7개의 클래스와 10개의 종족이다. 이들은 하나하나가 개성을 앞세웠다. 눈에 보이는 외형을 시작으로 능력치가 달라 유저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쓰임새가 달라진다.

솔직히 유저의 플레이 성향을 혈액형처럼 규격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오로지 조합만을 생각했다. 조합에 따라 게임의 재미와 결과가 달라진다면 이터널 클래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뻔한 시스템에 뻔한 콘텐츠라면 결과는 1+1=2라는 공식처럼 등장한다. 그러나 공식보다는 유저들의 플레이 성향을 기대했고, 이를 통해 변칙 플레이가 나올 수 있는 여지까지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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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국민 조합의 탄생은 막을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 유저들이 만들어내는 국민 조합은 존재한다. 그러나 특정 모드에서 최적화된 빌드의 일부분에 불과할 뿐 모든 모드에서 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디펜스는 일정 수준의 빌드에 도달하면 게임 진행에 가속이 붙는다. 그 때가 디펜스 장르에서 쾌감을 느끼는 구간이자 제일 위험한 지점이다.

그 이유는 성취감 뒤에 공허함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조합으로 최적의 빌드를 발견한 이상 드림팀의 자격을 갖췄고,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속도는 빨라진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눈에 보이지 않는 허들이 등장하면 순간적으로 당황한다. 그래서 기존의 플레이 경험을 토대로 이전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플레이하거나 빌드의 재조합을 생각한다.

일부러 게임 중간에 허들을 배치한 것은 암묵적으로 '지금의 조합도 최고입니다. 하지만 다른 조합도 준비해서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함이다. 갑자기 장애물이 등장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준비를 유도, 실망감에 대비하기 위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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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터널 클래시는 원라인 디펜스다.
라인이 하나라는 것 때문에 일정 부분의 제약은 존재한다. 좋은 표현으로 국민 조합이지만, 패턴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 

게임의 흐름이 밀거나 밀리거나로 귀결되는 이상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변칙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조건 출발 지점에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점(앞과 뒤)에 배치할 수 있는 변칙 요소를 준비한 것이다. 

이러한 변칙 요소도 전략에 포함된 것이고, 결국 이터널 클래시는 적재적소라는 '절호의 기회'를 찾아내는 것이 게임의 시작이다. 이러한 기회는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찾아내는 것이며, 우리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이는 무책임한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유저들의 전략을 존중하는 것으로 생각해줬으면 한다. 일례로, 어떤 타이밍에 어떤 유닛을 뽑을 것인가와 어떤 유닛의 조합으로 맞설 것인가는 순전히 유저의 자유 의지다.

비록 각종 공략과 선두 그룹에서 국민 조합 내지 퍼펙트 클리어 공식이 혜성처럼 등장하겠지만, 이를 막을 생각은 없다. 과거 RPG에서 봤음직 한 '프론티어 그룹'이라고 생각할 뿐 이들의 노력을 폄하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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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의 노력으로 성장통을 극복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전적으로 유저들에게 이터널 클래시의 성장통을 치유해달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저 아레나, 수호신전, 명예대전, 길드 레이드 등의 콘텐츠는 다양한 조합을 연구하기 위한 공간이다. 절대적인 국민 조합 대신 유저마다 자신만의 조합을 통해 디펜스의 참맛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에서 구현한 콘텐츠다.

우리는 콘텐츠를 구현하고 추가할 의무만 생각할 뿐 그 외는 전적으로 유저의 권리다. 정석보다는 변칙 플레이를 바탕으로 승리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