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키트리 김세권 대표 "'이터널클래시'의 경쟁상대는 RPG나 전략게임이 아니다"

    2016-01-05

 [출처] 게임포커스 / 문재희 기자 / 2016-01-05

 

 

2015년 가장 마지막에 출시 된 모바일게임 '이터널클래시'는 지난 해 다소 주춤했던 네시삼십삼분의 야심작이다. 네시삼십삼분은 벌키트리가 개발한 '이터널클래시'를 통해 블레이드와 영웅을 연이어 성공시켰던 2014년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목표다.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신들의 전쟁을 모바일 전략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이터널클래시'에서는 수백 가지의 스테이지가 등장하며 유저들은 '아레나', '명예대전' 등 다양한 전략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

 

 

게임포커스는 '이터널클래시'가 출시되기 직전 개발사 벌키트리를 찾았다. 

현재 약 40명 정도의 규모를 갖춘 벌키트리는 2012년에 설립되어 얼마 전 설립 3주년을 맞이 했다. 엔씨소프트 등에서 오랫동안 온라인게임 개발에 몸담아 왔던 벌키트리의 김세권 대표와 태원준 AD(아트 디렉터)를 만나 첫 모바일게임에 대한 각오를 들을 수 있었고 오랫동안 개발한 작품에 쏟은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세권 대표와 태원준 AD는 각각 경력 16년, 11년의 개발자다. 하지만 벌키트리 이전에는 온라인게임 팀에 몸담았기 때문에 '이터널클래시'는 벌키트리의 첫 게임이자 김세권 대표의 첫 모바일게임이기도 하다.

 

게임 구상 단계부터 개발에 참여했던(회사 규모가 갖춰지며 현재는 디렉터에게 권한을 일임한 상태) 김세권 대표는 게임개발에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 이유에 대해 “게임 하나에 공을 들이고 장기적으로 가져가려는 습관과 관점 탓”이라고 설명했다.

 

벌키트리가 '이터널클래시'를 개발하기 시작한 시점은 막 '카톡게임'이 유행을 타기 시작할 때였다. 당시에는 모바일게임이란 소규모의 인원이 가볍게 만들 수 있는 것이어서 이터널클래시의 출발도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모바일게임의 트렌드가 달라진 만큼 이터널클래시의 개발 규모도 점점 커졌다.

 

 

 

모바일게임 시장 초기와 달리 RPG, 특히 액션 RPG가 모바일게임 매출 최상위권을 점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디펜스 장르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심지어 이터널 클래시는 귀엽고 밝은 색채의 캐릭터와 그래픽으로 꾸며진 캐주얼 게임도 아니다. 무거운 질감의 다소 진중한 분위기를 풍기는 북유럽 신화에 기반을 둔 캐릭터들과 게임 내 배경 등을 보면 게임의 타겟 층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이터널 클래시'에 높은 호응을 보낸 유저들은 대부분 성인 유저들이었고 게임의 깊이 있는 세계관을 전달하고 싶었던 방향과도 맞아 떨어졌다.

북유럽 신화를 소재로 사용하거나 모티프로 삼은 게임은 그 동안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 지명이나 용어, 인명 등을 빌려온데 그쳤지만 이터널 클래시의 경우는 북유럽 신화를 게임 곳곳에 녹여냈다.

김 대표는 “원래도 신화나 전설을 좋아했지만 이터널 클래시를 개발하면서 북유럽 신화에 더욱 빠져들었다. 주요 영웅 캐릭터뿐 아니라 적들도 모두 북유럽 신화에서 따왔다. 과장이 심하고, 허황된 신화 속 인물들은 하나하나가 개성이 넘쳐서 게임으로 만들기에 무척 적합했다”라고 밝혔다.

 

 

 

태원준 AD는 “가급적 북유럽 신화 속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텍스트 자체의 내용에 집중해서 제작했다. 게임에서 별도로 신화를 설명하는 카테고리는 없지만 캐릭터의 장신구나 무기 등 움직임 등만 봐도 해당 인물의 특징과 속성을 알아볼 수 있게 디자인했다”라며 “영웅이나 몬스터, NPC도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기에 북유럽 신화에 대해 알고 있는 유저들이라면 이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세권 대표에 따르면 개발자들 사이에도 북유럽 신화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추고 있거나 개발하는 과정에서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아 게임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됐다. 이터널 클래시의 강력한 무기 '전차'의 디자인이나 모티프 역시 북유럽 신화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처럼 게임을 통해 깊이 있는 세계관을 보여주려는 노력은 표면적인 설정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스테이지 설계에서도 이어졌다.

태원준 AD는 밸런스 조절과 함께 다양성을 주는 과정이 개발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일일이 검증하지 않고는 알 수 없기 때문에 특히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양한 스테이지에 맞게 다양한 패턴의 몬스터가 등장해야 시각적인 면에서도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영웅 캐릭터들의 디자인만큼 적 몬스터들의 디자인에 변주를 가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하나하나 공을 들인 만큼 게임의 퀄리티에 대한 자부심도 높았다. 김세권 대표는 이터널 클래시를 두고 '오래 끓인 뚝배기 같은 게임'이라고 지칭했다. 특출 난 부분을 찾기 힘들지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여한 바가 많기 때문에 그 자체가 다른 게임과의 차별점이라는 것이다.

 

김세권 대표는 RPG와 전략 디펜스의 결합인 '이터널 클래시'의 경쟁작은 여타 RPG도, 전략 게임도 아니라고 밝혔다. 벌키트리는 이러한 새로운 시도 자체가 유저들에게 받아들여지고 또 국내뿐 아니라 해외 유저들에게 선보이는 날을 목표로 서비스를 전개할 예정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태원준 AD는 “디테일에 무척 신경 쓴 작품이다. 캐릭터의 움직임과 이펙트를 통해 생명력을 느끼길 바란다. 예쁘고 멋지게 그린 캐릭터도 좋지만 생명력을 불어넣은 이들은 누구에게나 매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중점으로 살펴봐 주신다면 이터널 클래시를 더 즐겁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고, 김세권 대표는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고 꼼꼼하게 돌본 첫 모바일 작품이다. 게임을 통해 개발팀의 노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잘 부탁 드린다”라고 전했다.